2023. 1. 24. 01:07ㆍ카테고리 없음
지인은 형제애가 두터운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에 동생을 크게 혼낸 적이 딱 한 번 있었다는데 동생이 인터넷 게임에서 사기범죄를 저질러서 고소를 당했던 일이었습니다. 왜 그랬냐고 물어보는 형에게 동생은 게임에서 사기를 당하니 분해서 보상을 받고 싶어서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사기가 일종의 전염병처럼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기에 둔감한 한국사회
이 블로그의 주소처럼 한국사회에서의 사기범죄는 연간 300,000건이 넘는 숫자로 약 2분 당 1건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통계에는 여러 이유와 오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는 스팸문자처럼 사기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사기가 일상이다보니 이제는 당하는 사람이 바보취급을 당하는 이상한 풍조가 구성원들의 인식에 깔리게 되고 이러한 분위기는 누군가 사기를 당하면 물질적인 해결은 물론 정신적인 회복도 더디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사기의 탄생
사기는 어떻게 시작될까요? 한국 사회에 고쳐지지 않은 제도와 구조적 허술함이 큰 원인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내가 남보다는 똑똑하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망을 하면 상대방이 속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너무나 쉽게 하고 안타깝게도 그게 한 번이라도 작동하여 작은 성공을 이루게 되면 그 이후로는 양심으로는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대부분의 사기범죄는 다툼의 여지가 너무도 많다.
여타 범죄에 비해 사기범죄는 법리적으로 접근하였을 때 범죄 사실을 소명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폭행의 경우 누가 때리고 누가 맞았다는 사실관계를 밝히기는 쉽지만, 사기의 경우, 피의자가 기망의 목적으로 사기행위를 하였는지 기망의 목적이 아니었는지를 밝히기는 물리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범죄자들은 이 점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범죄와 범죄가 아닌 지점에서 외줄 타기를 하며 피해자들의 재산을 갈취합니다.
재테크 강의나 전자책을 판매 하는 예비 사기범죄자들
시중에 홍보를 하는 수많은 재테크 강의와 전자책 광고를 접하게 됩니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돈을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강사는 실제로 돈이 벌리는 공식을 알려줄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본인도 그렇게 믿고 이야기하겠지만 배우는 사람은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시장의 파이는 일정한데 같은 시장에서 같은 강의를 듣고 수강생들이 같이 행동한다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 역시 사기인지 사기가 아닌지 외줄을 타는 한국형 사기범죄의 시작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구매대행, 위탁판매, 유튜브, 블로그 등등 돈이 그렇게 잘 벌리면 계속 그 일을 해야하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강의나 전자책도 팔리기 위해서는 나름의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갈 터인데 승승장구하는 본업 외에 짬을 낼 수 있을까요? 반대로 만약 강의를 짬이 날 정도로 승승장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고액의 강의료와 비용을 지불해서 배울 가치가 있을까요? 십분 양보해서 이미 해당 영역에서 이룰 것을 모두 이룬 사람이라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강의를 진행한다고 하면 무료로 하거나 그냥 어린이재단등에 재산을 기부하는 게 본인의 공명심도 채우고 이름도 알리는 더 좋은 방법인 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 본업을 붙잡지 않고 강의를 한다면 더 이상 그 영역의 전문가로 볼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 변화하는 시장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서두에 나온 지인의 동생처럼, 이러한 사기아닌 강의 사기에 당한 피해자들이 구태의연한 방법을 답습하여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 나선다는 점입니다. ' 아 강의 별거 아니네 나도 비슷하게 강의해서 돈 벌어야지 ' 그야말로 사기가 전염되는 순간입니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유튜브에 나와 매출액을 보여주고 미끼를 던지는 수많은 예비사기범죄자들을 목도합니다. 스스로도 자신이 수강생을 기망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쩌면 사기의 정점으로 가기위해 본인 스스로를 먼저 속인 사람들일 것이니까요.
귀중한 자산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강의 플랫폼들이 수익악화로 구독 서비스로 전환되거나 사라지는 모습들은 고무적이지만 그럼에도 사회초년병이나 중장년층을 겨냥한 재테크 강의와 전자책 판매는 꾸준히 이루어집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인데 단언컨대 100만 원 200만 원짜리 성공 공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그런 것이 있다면 강연자는 그것을 100만 원에도 200만 원에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관련한 영역에 대한 공부는 무료 정보들을 충분히 이용하시고 사기가 전염된 사람들에게 재산을 빼앗기지 않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합니다.